모두가 말리는 연구실로/지도교수에게 포닥 가기 - 지도교수, 아웃풋, 및 연구실 분위기

     오랜만에 포닥을 가려는 후배에게 고민 상담을 받았다. 나이가 들면 내 진로 이외에도 다른 여러가지 상황 때문에 최선을 선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엄밀히 최선의 정의가 바뀌게 된다. 고등학교나 대학교 때 최선이 내 자신의 성공을 위한 최선이라면, 그 이후에 가족이 생기고 또는 가족을 만들려고 할 때 그리고 가족들을 생각하는 경우에는 그 최선이 단순이 내 성공이 아닌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런 선택의 늪에서 뭐가 최선인지 모르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런 최선 아닌 최선의 사이에서 후배는 가려고 하는 연구실을 주변에 물어봤지만 모두가 하나 같이 한마음 한뜻으로 가지 말라고 말리더란다. 물론 이런 경우 안가는 것이 낫겠지만, 그래도 알고도 가야하는 상황이 생기기 마련이다.


1. 아웃풋

   다른 블로그 포스트에도 있지만 내 생각에 중요한 것은 그 연구실의 포닥 아웃풋이다. 지옥 같은 곳이지만 전에 거쳐갔던 포닥들이 지금 어디로 갔는지이다. 정보가 없는 곳은 그 아웃풋이 좋은 경우가 드물다. 연구실의 아웃풋은 그 연구실의 가장 강력한 성과물이기 때문에 지도교수가 보통 연구실 홈페이지에 적어 놓는 경우가 많다. 이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다면 보통 좋지 않기 때문이 아닐가 싶다. 지옥 같은 곳에서라도 살아 남아 자신의 길을 잘 개척한 사람들이 있다면, 힘들지만 버텨낼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


2. 연구실 분위기

     주변 사람이 어떻든 내가 열심히 잘하면 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한국에서 학위할 때를 생각해보면 한국은 한국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연구실 분위기 때문에 심각해질 상황이 많지 않았다. 선배(사수)와 맞지 않을 때에는 사수를 바꾸거나 아니면 독고다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특별한 경우에 상당히 어렵게될 수 있다. 내가 본 한 예로, 연구실의 대부분이 단일 민족으로 이루어져 있는 경우에 극복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쉬운 예로 교수님을 포함해서 거의 모든 구성원이 중국인인 경우가 있다. 심지어 랩매니저와 테크니션까지 중국인인 경우도 있는데, 경쟁심리로 인해 적대적인 분위기 라면 의사소통 자체가 되지 않아서 고립되기 쉽다. 자기들만들의 언어로 소통하고 연구에 대한 인수인계나 협력을 일체 도와주지 않으며 대부분의 경우 다양한 방법으로 방해한다. (여기에 관해서는 새로운 포스트 하나를 할애해야 할 듯 하다.) 실험을 하는 경우 굉장히 다양한 방법으로 방해하는 경우가 많다. 관련 기술 및 연구를 굉장히 잘 아는 경우 혼자서 열심히 살아남을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도움, 인수인계가 필요한 경우에는 상당히 힘들어진다.


3. 지도교수

     지도교수가 힘든 사람일 수는 있지만 지도교수도 포닥과 윈윈해야만 생존을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에 자신의 노력과 희생에 따라 극복이 가능하다. 다른 연구실 구성원은 보기에 따라 서로 윈윈하기 보다는 한쪽만 살아남는 경우가 많지만, 지도교수와 포닥은 함께 윈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포닥이 잘 안되면 지도교수도 연구비를 쓰고 성과를 못얻게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가지 중요한점은 연구와 관련해서 힘들게 하는 지도교수는 극복할 수 있으나, 추천서를 잘 안써주는 경우에는 극복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여기서 한국에 임용을 준비하는 경우 미국에 임용을 준비하는 경우보다 추천서의 중요도가 현저히 떨어지므로 추천서를 잘 안써준다고 하더라도 괜찮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미국에 임용을 준비한다면, 추천서는 연구성과보다도 더 중요한 인자다. 


자신의 상황을 잘 고려해 그에 맞는 선택을 해야하겠지만, 역시나 옳은 선택인지 아닌지는 시간이 많이 지나기 전에 알기 어렵다는 것이 맹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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