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포닥 지도교수 및 연구실 선택 (How to choose postdoc adviser)

미국 포닥을 지원할 때, 어떤 연구실에 지원하느냐는 인생을 뒤집을 만큼 중요한 문제입니다. 저는 두번의 포닥을 했었고, 그 간의 보고 배우고 느낀 점을 바탕으로 제의견을 남기고자 합니다.

1. 연구실 분위기
사실 별로 안중요 합니다. 미국의 연구실은 각기 따로 일하고 연구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배워야 되고 함께 해야되는 부분들이 있지만, 성격이 안좋은 동료들도 결국엔 지도교수가 배정한 일이고 함께 해야하고 자신도 이익을 보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일정 부분 이상은 도와줄 수 밖에 없는 시스템입니다. 다만, 중국 출신분들이나 인도 출신분들이 주류를 이루어서 아주 많은 경우에 주의를 해야할 필요는 있습니다.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보고 들었던 사건들을 기록하면 좋을 듯하네요.

2. 지도교수의 평판
사실 별로 안중요합니다. 밖에서 보는 평판과 안에서 보는 인격은 완전히 다른 경우가 많고, 교수라는 직업의 특성상 평판이 중요해서 자기 스스로가 아주 관리를 열심히 합니다. 저의 지도교수님의 경우에도 연구실 내에서는 냉혈한, 로봇 등 인간미가 없기로 유명하고 학생들에게 자주 독설을 하는데, 자기 자신은 정반대로 생각을 하더군요. 성탄절 파티때에 지도교수님께서 자신은 단 한번도 화를 내거나 나쁘게 학생들이나 포닥들을 대한적 없고 항상 인간적이고 잘 챙겨준다는 이야기를 해서 모두가 소름돋게 놀란적이 있습니다. 평판이 좋던 안좋던 포닥의 삶에 그다지 큰 영향이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미국에서 좀 잘나가시는 지도교수님들은 얼굴보기 쉽지 않습니다.

3. 지도교수의 인지도
중요합니다. 논문이 어디에 출간되는지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시간 같은 노력을 하고, 지도교수의 인지도에 따라 다른 논문에 출간이 되면 인생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어떤 연구실은 Nature 자매지 같은 저널에 두세달에 온라인 출판까지 되는 그런 곳들이 있고, 어떤 연구실은 1년 넘게 여기저기 떠돌다 중위권 저널에 가게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지도교수의 인지도가 중요하고, 그 인지도가 자기 분야와 잘 맞는지 자신이 내는 저널에 영향이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지도가 있더라도 분야가 다르면 없는 거나 다름 없습니다.

4. 마이크로 매니징
중요합니다. 미래를 생각하면 별로 안중요할 수 있지만 현재 포닥 개인의 삶에 중요합니다. 지도교수님들 중에 특별히 나쁜 관리 습관을 가지신분 밑에 있으면서 병을 얻거나 그만두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포닥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지도교수님이 마이크로 매니징을 하든 안하든 열심히 일합니다. 그런데 사사건건 힘들게 하면 어렵겠지요.

5. 지도교수의 교수 배출 이력
이게 제일 중요합니다. 교수 배출 이력을 다른 말로 하면, 지도교수님이 얼만큼 자기 밑에 있는 포닥을 챙기느냐 입니다. 특히, 이 지도교수가 교수가 되기전 마지막 지도교수인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회사는 지도교수가 방해해도 갈 수 있지만, 학교로 가는건 지도교수가 방해하면 아주 힘듭니다. 보통 이런 이유로 세컨포닥 썰드포닥을 하게 되는데요. 잘 모르고 2~3년 있다보면 이사람 밑에서는 네이처 할아버지를 써도 안되겠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실제로 이런 연구실들을 보면 지도교수가 아무리 유명하든 유능하든 학생이나 포닥이 많든 배출된 교수가 적거나 없습니다. 교수 배출된 사람들은 이 방 출신 학생이 다른데 포닥하다 되는 경우, 이 방 출신 포닥이 다른데 포닥해서 되는 경우입니다. 이 지도교수 밑에서 바로 된 사람이 없는 경우가 많죠. 저의 경험을 보면 지도교수님은 항상 잘 도와주는 척 하지만 실제로 추천서의 피드백이 안좋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논문 준비를 못하게 하거나 논문을 안내거나 검토를 안하거나 계속 미루는 것입니다. 포닥이 논문을 못 쓰면 나갈 수가 없지요. 이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수 지원 시즌이 정해져 있어서 지도교수님이 이걸 몇번 이용하면 2~3년 포닥을 붙잡고 있는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한국에서 온 포닥 처럼 이민자 신분에 1년씩 계약을 하는 경우 더더욱 지도교수가 안좋게 이용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지도교수님의 달콤한 말을 믿기 보다는 자기자신이 확실히 계획을 짜서 그 시간내에 원하는 목표를 얻고 떠나는 것이 좋습니다.

포닥은 단기간에 떠나는 것이 시작부터 예정된, 곧 떠나는 것이 숙명인 직업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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